교육 회사는 강의장을 채우고, 구축 회사는 시스템을 납품합니다. 소프트웨어 시대에는 이 분업이 맞았습니다. 사용법을 배우는 일과 시스템을 짓는 일은 정말 다른 일이었으니까요.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에이전트는 사용법이 아니라 판단 기준을 배워야 돌아가고, 그 기준은 현업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교육장은 그 기준이 가장 많이 흘러나오는 자리이고, 구축은 그 기준을 받아 적는 일입니다. 이 둘을 다른 회사가 하면 기준이 중간에서 새고, 샌 만큼 고객이 두 번 냅니다. 저희가 교육·구축·운영을 한 회사에서 하는 이유를 적어보겠습니다.
교육만 하는 회사가 놓치는 것
교육장에서 가장 값진 순간은 강사가 말할 때가 아니라 수강생이 "우리 팀은 그렇게 안 해요"라고 끼어들 때입니다. 그 한마디에 그 회사의 실제 판단 기준이 들어 있습니다. 견적을 낼 때 어느 거래처는 단가를 먼저 보고 어느 거래처는 납기를 먼저 본다는 것, 배차에서 무엇을 포기하는지, 그런 말은 인터뷰에서는 잘 안 나오고 실습 중에 툭 튀어나옵니다.
교육만 하는 회사는 그 말을 들어도 적을 곳이 없습니다. 과정이 끝나면 수료증을 주고 떠납니다. 몇 달 뒤 구축 회사가 와서 똑같은 질문을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현업은 같은 말을 두 번 하고, 두 번째에는 대충 합니다. 교육 회사가 모아둔 가장 좋은 재료가 설계 문서에 한 줄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구축만 하는 회사가 놓치는 것
구축 회사는 에이전트를 납품하고 떠납니다. 에이전트는 잘 돌아갑니다. 문제는 받는 쪽입니다. 저희 에이전트 설계에는 항상 사람 승인 단계가 하나 있는데, 그 승인을 할 사람이 에이전트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모르면 승인은 두 가지 중 하나가 됩니다. 전부 승인하거나, 전부 다시 보거나. 전자는 에이전트가 틀려도 모르고, 후자는 에이전트가 있으나 마나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에이전트는 담당자가 다르게 판단한 건을 다음 기준에 반영해야 자랍니다. 그 반영을 누가 하느냐가 운영의 전부인데, 구축 회사는 떠났고 현업은 프롬프트를 열어본 적이 없습니다. 기준 갱신이 멈추고, 석 달 뒤 에이전트는 석 달 전 회사를 흉내 냅니다. 납품 당시엔 90점이던 일치율이 조용히 내려갑니다. 구축 회사는 그걸 "고객이 운영을 안 했다"고 부릅니다. 운영할 수 있게 가르치지 않았다고는 안 합니다.
한 회사가 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문서가 하나가 됩니다. 교육장에서 적은 현업의 말이 그대로 판단 기준 문서가 되고, 그 문서가 프롬프트가 되고, 그 프롬프트를 고치는 사람이 교육장에 있던 사람입니다. 현업은 같은 말을 한 번만 하면 됩니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에서 저희는 리더십 교육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교육에서 리더들이 "이건 우리가 먼저 하고 싶다"고 고른 업무가 그대로 첫 구축 모듈이 됐습니다. 교육장에서 한 말이 설계에 남았고, 설계를 한 사람이 교육을 한 사람이라 "그때 그렇게 말씀하셨죠"가 통했습니다. 1차 모듈이 지금 운영 중이고, 운영 리포트는 교육 때 쓰던 용어로 씁니다. 현업이 읽을 수 있는 리포트여야 승인이 살아 있습니다.
순서는 고객마다 다릅니다. 교육이 먼저일 수도, PoC가 먼저일 수도, 라이선스 세팅이 먼저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순서가 아니라, 어느 순서로 가든 같은 사람이 같은 문서를 들고 간다는 점입니다.
반론 두 가지에 미리 답합니다
"다 하는 회사는 다 어설픈 것 아닌가."
맞는 걱정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강의를 아무나 세우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전원 Claude 공식 인증을 가진 사람이고, 동시에 구축 현장에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교육만 하는 강사는 현장이 없고, 구축만 하는 엔지니어는 설명이 없습니다. 둘을 같은 사람이 하도록 뽑는 게 저희가 작은 회사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회사에 묶이는 것 아닌가."
반대입니다. 저희가 넘기는 산출물에는 소스 코드, 프롬프트, 평가셋, 판단 기준 문서가 다 들어 있습니다. 교육을 받은 현업이 그 문서를 읽을 수 있으니, 저희 없이 운영하는 게 목표입니다. 종속은 문서를 안 주거나 읽을 사람을 안 키울 때 생깁니다. 저희는 둘 다 합니다.
교육부터 구축, 운영까지. 한 회사에서.
이 문장은 저희 홈페이지 세 번째 섹션의 제목입니다. 슬로건이 아니라 비용 계산입니다. 현업의 말이 한 번만 나와도 되고, 승인할 사람이 왜를 알고, 기준 갱신이 멈추지 않는 것. 셋 다 두 회사가 나눠 하면 틈에서 새는 것들입니다.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2주 PoC가 가장 작은 입구입니다. 업무 하나로 교육·설계·운영이 한 흐름으로 돌아가는 걸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